삶의 무게와 부조리 앞에서 -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책리뷰
삶의 무게와 부조리 앞에서 -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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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보문고 |
이 작품은 예전부터 많이 들어봤지만, 막상 직접 접하니까 생각보다 훨씬 더 묵직하였습니다. 한번은 실패했고 두번째에 정주행 가능했습니다. 주인공 뫼르소가 겪는 일련의 사건들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거 같습니다.
이야기는 주인공 뫼르소가 어머니의 부고를 받는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엄마가 세상을 떠났다. 아니 어쩌면 어제였을지도 모르겠다"라는 첫 문장부터 뭔가 심상치 않죠. 보통 사람들이라면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큰 충격을 받을 텐데, 뫼르소는 그저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이 어느 소설처럼 크게 느껴졌습니다. 요양원으로 향하는 길에서도, 장례식장에서도 그는 특별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더운 날씨 때문에 피곤하다는 생각, 커피가 맛있었다는 생각 같은 일상적인 것들만 떠올리게 됩니다. 주변 사람들은 이런 그의 모습을 이상하게 여기지만, 뫼르소 본인은 그게 왜 문제인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저도 처음엔 좀 당황스러웠는데, 계속 보다 보니 뫼르소라는 인물이 조금씩 이해가 되어갔습니다.
일상으로 돌아온 평범한 하루들
장례를 치른 다음 날, 뫼르소는 해수욕장에서 옛 동료 마리를 만납니다. 둘은 함께 수영을 하고, 영화를 보고, 함께 밤을 보내게 됩니다. 저는 유교걸이였나 봅니다. 이 장면을 읽으면서 저는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어머니 장례 다음 날에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니 너무 놀랬습니다. 하지만 뫼르소에게는 이게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는 그저 현재의 순간을 살아갈 뿐이라고 생각하고, 과거를 후회하거나 미래를 걱정하지 않습니다. 마리가 결혼하고 싶냐고 물었을 때도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대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랑하냐는 질문에도 "아마 아닌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모습이 인상 깊습니다.
뫼르소의 이웃 레몽은 정부와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는 뫼르소에게 그 여자에게 보낼 편지를 써달라고 부탁하는데, 뫼르소는 별생각 없이 편지를 써줍니다. 그냥 귀찮은 일을 하나 해준 것뿐이라고 가볍게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일이 나중에 아랍인들과 갈등이 생기는 큰 문제가 됩니다. 어느 일요일, 뫼르소는 레몽, 마송과 함께 해변으로 놀러 갔다가 그 아랍인들과 마주치게 되고, 처음엔 싸움이 있었지만 그냥 넘어갑니다. 문제는 뫼르소가 혼자 다시 그 해변으로 돌아갔을 때 벌어졌습니다. 너무 더운 날씨, 눈부신 햇빛, 그리고 우연히 마주친 아랍인에게 그 순간 뫼르소는 총을 쏘고 맙니다. 한 발이 아니라 다섯 발을 쏘게 됩니다. 이 장면은 정말 숨이 막히는 장면으로 꼽힙니다. 재판이 시작되고, 뫼르소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검사와 변호사가 그에 대해 말하는 걸 들으면서, 그는 마치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기분을 느껴집니다. 정작 중요한 건 살인 사건인데, 검사는 계속해서 어머니 장례식 이야기를 꺼냅니다. "어머니 장례식 다음 날 해수욕을 하고, 여자와 관계를 맺고, 코미디 영화를 보며 웃었다"는 사실이 검사에게는 뫼르소가 얼마나 냉혹한 인간인지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합니다. 요양원 원장, 관리인, 토마 페레즈 할아버지까지 증인으로 나와서 그날 뫼르소가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고 증언합니다. 검사는 뫼르소를 "영혼이 없는 괴물"이라고 표현합니다. 내일 아버지를 살해한 존속살인범을 재판하는 것만큼이나 뫼르소도 위험한 인물이라고 주장합니다. 저는 이 부분을 들으면서 정말 답답했습니다. 뫼르소는 그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했을 뿐인데 말인데 너무 사람을 끝으로 몰아가는 기분이였습니다. 검사는 사형을 요구하며, 뫼르소를 사회에서 제거해야 할 위험 인물로 규정합니다. 사형 선고 후 뫼르소는 감옥에서 11개월간 예심을 거치며 시간을 보냅니다. 그는 추억 회상, 수면, 신문 읽기 등으로 하루 16~18시간을 채우며 적응해갑니다. 새벽마다 사형 집행을 두려워하며 발소리에 귀 기울이는 불안한 밤을 보내는데 뫼르소가 처음으로 인간적인 두려움을 느끼는 모습을 보게됩니다. 죽음 앞에서 그도 결국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모습이 정말 절박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그사이 항소의 가능성을 오가며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심리적 갈등을 겪는 뫼르소를 보여줍니다. 사형 집행 전 사제가 찾아와 하느님을 믿고 회개할 것을 권유합니다. 하지만 뫼르소는 단호하게 거부하며, 자신의 삶과 죽음에 대한 확신을 외칩니다. 그는 사제의 멱살을 잡고 "모두가 결국 죽는다"는 사실 앞에서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이 대화는 뫼르소가 자신의 존재와 선택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결정적 순간이 됩니다. 사제와의 대화 후 뫼르소는 평온을 되찾고 어머니의 선택을 비로소 이해하게 되는 장면이 됩니다. 그는 세상의 무관심 속에서 자신이 행복했음을 깨닫고 삶을 온전히 받아들입니다. 사형 집행일에 많은 구경꾼이 증오로 자신을 맞이해주길 바라는 역설적 소망을 드러낸이 작품은 사회적 기대와 개인의 진실 사이의 괴리, 그리고 존재의 부조리를 깊이 있게 탐구하게 만들어주는 계기 됩니다.
사제가 떠난 후, 뫼르소는 평온함을 되찾습니다. 그는 침대에 누워 별이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며 어머니를 생각합니다. 어머니가 왜 삶의 끝에서 '약혼자'를 두려고 했는지, 왜 새로운 삶을 살려고 했는지 이제야 이해가 되는 구간입니다. 죽음에 가까운 곳에서도 어머니는 자유를 느꼈고, 모든 걸 다시 살아볼 준비를 했던 겁니다. 뫼르소 자신도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그는 세상이 자신과 닮았다는 걸, 세상과 자신이 형제라는 걸 깨닫고, 자신이 행복했고, 지금도 여전히 행복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마지막 이지만 마지막이 아닌 :
마지막 문장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뫼르소는 끝까지 자신의 방식대로 살았고, 그렇게 죽음을 맞이하려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작품을 듣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있었던 거 같습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 사회가 요구하는 감정 표현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카뮈의 '이방인'은 단순히 한 남자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어쩌면 조금씩은 이방인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작품인것 같습니다. 사회가 정해놓은 틀에 맞춰 살지 않는다고 해서, 감정을 남들처럼 표현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사람이 잘못된 건 아닙니다. 뫼르소는 그저 자신에게 솔직했을 뿐인데, 세상은 그를 괴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우리 주변에도 끝이지 않는 지적되야 할 부분일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디선가는 아직도 괴물을 만드는 사람이 있을것이고, 괴물로 당하는 사람이 있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한번 이 작품을 접해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분명히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