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최강록의 요리노트》 (흰색, 노란색의 페이지 매력)

[도서 리뷰] 화려함보다 단단한 기본기, 《최강록의 요리노트》가 특별한 이유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에 빠집니다. "왜 레시피대로 했는데 맛이 일정하지 않을까?", "내가 추구하는 맛의 기준은 무엇일까?" 같은 질문들이죠.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를 넘어, 자신의 '기준이 되는 맛'을 찾고 싶어지는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플레이팅 기술이 아니라 단단한 기본기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강록의 요리노트》는 단순한 레시피 모음집을 넘어, 요리를 대하는 태도 자체를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요리 철학서에 가깝습니다. 지인에게 추천 받아서 최강록을 알게되었습니다. 그 흔한 흑백요리사도 보지못한 저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최강록 저자가 궁금해졌습니다. 흰색과 노란색의 페이지 또한 저희 마음을 봄처럼 설레게 합니다. 노란색 페이지로 한 이유는 뭘까 궁금해봅니다. 



요리연구가 최강록

최강록 셰프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2013년 방영된 《마스터셰프 코리아 2》입니다. 당시 그는 만화 《미스터 초밥왕》을 보고 요리를 독학했다는 독특한 이력과, 수줍음 많은 성격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책에서도 그의 수줍음이 느껴진것 같아서 책이 편하고 부담없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요리 실력만큼은 압도적이었죠. 특히 조림 요리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보여주며 조림 요정 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결국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의 요리 스타일은 정석적인 일식 기본기에 기반을 둡니다. 단순히 맛있게 만드는 것을 넘어, "왜 이 온도여야 하는지", "왜 이 순서로 넣어야 하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합니다. 많은 연구 결과가 가져온 자기만의 노하우를 부드럽게 쉽게 설명해줍니다. 책에 필체나 느낌이 불필요한 멋 부리기 하지 않고 화려한 기교보다는 재료 본연의 맛을 끌어올리는 손질법과 간의 밸런스에 집중하여 좋았습니다. 그리고 무 하나를 조리하더라도 모서리를 깎아내어 부서짐을 방지하는(멘토리) 등, 보이지 않는 디테일에 엄청난 공을 들이는 부분에 배울점을 하나 느꼈습니다.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 '최강록 Ultra Kitchen'과 다양한 방송을 통해 그의 매력이 더 널리 알려졌습니다. 조근조근하면서도 엉뚱한 비유를 섞어 말하는 특유의 담백한 화법이 최강록의 매력입니다. 그게 책에서도 느껴져서 좋았던 부분 중 하나입니다. "나 요리 잘하네?", "제목은 뭘로 할까요?" 같은 어록들이 SNS에서 화제가 되며, 요리 실력뿐만 아니라 예능감으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의 요리를 보고 있으면 "빨리빨리"보다는 제대로, 천천히"의 미학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미즈노렌 이라는 서울 송파구에서 식당을 운영했고, 요리를 한다는것, 최강록 레시피 노트 등 요리의 기본을 다루는 책을 집필했습니다. 요리 아카데미에서 강사로 활동하며 자신의 기술을 전수하기도 했습니다.


책리뷰

1. 덜어냄의 미학: 화려함보다 ‘기본’에 집중하다

우리는 흔히 '특별한 요리'라고 하면 평소 구하기 힘든 비싼 재료나 셰프들만 아는 복잡한 조리법을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요리노트》는 정반대의 길을 걷습니다.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적인 재료, 그리고 누구나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조리 도구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죠. 그가 가장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다시(육수)와 가쓰오부시 육수입니다. 가까이에서 찾을 수 있는 재료로 준비하는 육수가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 평범함 속에 숨겨진 디테일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재료를 어떻게 썰고 씻느냐에 따라 식감이 어떻게 변하는지. 불 조절의 미세한 차이가 단백질과 수분에 미치는 영향등을 설명하였고 단순히 '소금 한 꼬집'일 수 밖에 없는 이유 와 전체적인 풍미를 끌어올리는 간의 타이밍을 설명해줍니다. 우리 혈액의 염도는 0.9%라고 합니다. 물 1리터 에 소금 10그램을 녹인것이 1%염도인데 이 혈액의 염도보다 낮으면 싱겁고 높으면 짜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이 책은 사소해 보이지만 결과를 극명하게 가르는 요소들을 집요하게 짚어줍니다. 마치 집을 지을 때 화려한 인테리어보다 기초 공사를 얼마나 튼튼히 해야 하는지를 강조하는 장인과도 같습니다.

2. "왜?"라는 질문에 답하는 친절한 가이드

《요리노트》의 가장 강력한 매력은 단순히 '무엇을(What)' 하라고 시키는 것이 아니라, '왜(Why)' 그렇게 해야 하는지를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는 점입니다.기존의 많은 레시피북은 "1단계: 재료를 볶는다, 2단계: 물을 붓는다" 식의 명령조 나열에 그칩니다. 하지만 최강록 셰프는 그 과정 사이에 숨은 논리를 설명합니다. 왜 이 타이밍에 불을 줄여야 하는지, 왜 이 재료는 나중에 넣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이해하게 되면, 독자는 더 이상 레시피의 노예가 되지 않습니다. 얼마나 많은 실험과 실패를 경험하고서 이뤄낸 성공인지 가늠도 못할정도이며, 그만큼 믿음 가며 좋았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독자는 자연스럽게 요리에 대한 감각'을 쌓게 됩니다. 요리를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에게는 든든한 나침반이 되고, 어느 정도 익숙해진 숙련자에게는 자신의 나쁜 습관을 교정하고 한 단계 도약하게 만드는 귀한 조언이 됩니다.

3. 곁에서 속삭이는 듯한 담백한 문체

책 전반에 흐르는 담백하고 차분한 문체 또한 이 책을 특별하게 만듭니다. 최강록 셰프 특유의 과장되지 않은 어조는 마치 주방 옆에서 조용히 비법을 전수해 주는 스승을 만난 듯한 느낌을 줍니다.요즘 미디어에서 흔히 보이는 자극적인 수식어나 "누구나 5분 만에 끝내는" 식의 조급한 유혹이 없습니다. 대신 정석을 지키며 천천히, 그리고 정확하게 나아가는 즐거움을 이야기하죠. 미디어에 보이는 최강록셰프의 오디오가 책에서도 느껴지고 따듯해지는 문체에 덕분에 독자는 부담 없이 책장을 넘기면서도,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그 내용에 깊은 신뢰를 느끼게 됩니다.

4. ‘잘 만드는 법’을 넘어 ‘제대로 만드는 법’으로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이것이 단순히 ‘잘 만드는 법’을 넘어 ‘제대로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빠르고 자극적인 결과물로 평가받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요리노트》는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차근차근 요리를 쌓아가는 과정의 가치를 일깨워 줍니다.재료를 대하는 마음가짐, 냄비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지켜보는 인내심 그리고 내가 만들고 싶은 맛에 대한 확신들이 모여 하나의 '요리'가 완성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맺음말: 오래 곁에 둘수록 빛나는 책

최강록의 《요리노트》는 단숨에 읽고 책장에 꽂아두는 책이 아닙니다. 주방 조리대 한편에 두고, 기름때가 묻고 책장이 헤어질 때까지 펼쳐보아야 할 진짜 노트입니다. 유행하는 레시피보다 평생 써먹을 기초 체력을 기르고 싶은 분이나 음식의 깊은 맛이 어디서 오는지 그 원리가 궁금한 분 또는 차분한 글귀를 읽으며 마음의 여유와 요리의 즐거움을 되찾고 싶은 분이라면 꼭 이책을 읽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화려한 기교는 시간이 지나면 유행에 뒤처지지만, 탄탄한 기본기는 결코 배신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요리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고 싶은 당신에게, 혹은 요리라는 여정을 이제 막 시작하려는 당신에게 이 책은 가장 정직하고 따뜻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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