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 작가 _ 마당이 있는 집 (드라마와 결말 차이)

김진영 『마당이 있는 집』 원작 소설 리뷰|드라마와 결말 차이까지

김진영 작가의 소설 『마당이 있는 집』은 드라마로 먼저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후, 원작 소설로 다시금 역주행하며 많은 이들의 인생 미스터리 스릴러로 자리 잡았습니다.

넷플릭스(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가 곧 시청 종료된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정주행하게 되었는데, 스토리가 너무 흥미로워 결국 원작 소설까지 찾아 읽게 되었습니다. 드라마의 몰입감도 뛰어났지만 책 역시 기대 이상이었으며, 오히려 등장인물의 심리와 결말은 더욱 강렬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영풍문고


1. 드라마에서 책으로, 원작을 찾아 읽게 된 계기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은 서스펜스 스릴러의 정석이라 불릴 만큼 완성도가 높았습니다. 김태희(문주란 역)와 임지연(추상은 역)의 팽팽한 연기 대결, 화면을 압도하는 미장센, 기괴하면서도 아름다운 연출은 첫 회부터 시청자를 몰입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마당에서 시체 냄새가 난다."라는 한 줄의 카피는 드라마를 다 본 이후에도 오래도록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드라마를 모두 시청한 뒤에는 영상에서 미처 표현하지 못했던 인물들의 심리와 숨겨진 감정이 궁금해졌습니다. 화면이 긴장감을 시각적으로 전달했다면, 원작 소설은 어떤 문장으로 그 불안과 공포를 표현했을지 호기심이 생겼고, 그것이 책을 펼치게 된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책스러운 결말도 너무 궁금했기도 했습니다. 


2. 작가 소개 : 일상 속 균열을 포착하는 김진영 작가

『마당이 있는 집』을 집필한 김진영 작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를 졸업한 영화 전공자입니다.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를 만들던 감각을 소설 속에도 그대로 녹여냈으며, 이 작품은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치밀한 구성과 뛰어난 시각적 묘사로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특히 공간을 활용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독자는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집의 구조와 등장인물의 동선을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그릴 수 있습니다.

김진영 작가는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인 '집', 그리고 가장 가까운 관계인 '가족' 안에서 발생하는 균열을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고급 주택이라는 환상 뒤에 숨겨진 가부장제와 여성의 억압을 미스터리라는 장르 안에서 날카롭게 풀어내는 것이 그녀만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가부장제의 모순과 여성들의 소외를 미스터리라는 장르를 통해 날카롭게 폭로하는것이 김진영 작가만의 독보적인 스타일인것같습니다. 


3. 등장인물 소개

문주란

의사 남편과 아들을 둔 완벽한 중산층 전업주부입니다. 과거 언니가 살해당한 트라우마 때문에 불안증을 안고 살아가며, 새집 마당에서 풍기는 이상한 냄새를 맡기 시작하면서 현실을 의심하게 됩니다. 남편의 보호라는 명목하에 주체성을 잃고 유령처럼 살아가던 중 앞집 해수라는 인물덕에 자신을 찾아가는 인물입니다. 

추상은

가난한 임대아파트에서 상습적인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임산부입니다. 생존을 위해 감정을 지워버린 듯 살아가는 인물이며, 소설 속에서 가장 현실적인 인물로 그려집니다. 제약회사 영업사원인 남편 김윤범은 집밖에서는 무능하면서 집안에서는 상은을 잔인하게 폭행하는 인물입니다. 상은은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감정을 지워버린 냉소적이고 파괴적인 생존 본능을 지니게 된 인물입니다.

박재호

주란의 남편이자 소아과 병원장입니다. 겉으로는 완벽한 가장이지만, 실제로는 아내를 가스라이팅하며 철저하게 통제하는 소시오패스적인 인물입니다. 자신의 완벽한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악행도 서슴지 않는 소시오패스적 면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4. 줄거리와 결말 (드라마와 원작 비교)

발단 : 마당에서 나는 시체 냄새

새집으로 이사 온 주란은 어느 날부터 마당에서 썩은 냄새를 맡기 시작합니다. 남편은 단순한 거름 냄새라고 말하지만, 주란은 의심을 지우지 못하고 결국 직접 마당을 파헤치다가 사람의 손가락을 발견하고 충격에 빠집니다. 남편에게 말했지만 돌아오는 말은 약먹였냐는 말이였습니다. 

한편 상은은 가정폭력을 일삼던 남편 윤범이 저수지에서 익사한 채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사실 윤범은 주란의 남편 박재호를 협박하고 있었으며, 윤범을 죽인 진짜 범인은 다름 아닌 상은이었습니다.상은은 상습적인 가정폭력에서 벗어나서 사망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남편의 술에 수면제를 타 저수지에 빠뜨린 것입니다.



전개 : 두 여성의 기묘한 공조

윤범의 유품 속에서 박재호의 범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 핑크폰을  발견한 상은은 재호를 협박하기 시작합니다. 남편을 의심하게 된 주란 역시 상은과 손을 잡게 되고, 두 사람은 서로 다른 목적을 위해 협력하게 됩니다.  상은은 돈을 주란은 남편의 진실을. 결국 주란은 남편이 미성년자를 살해하고 자신의 집 마당에 암매장했다는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드라마 결말

드라마에서는 주란과 상은의 연대가 중심입니다. 주란은 마지막에 직접 남편을 죽이며 상은을 구하고, 상은 역시 자유를 되찾습니다. 주란은 감옥에 가지만 비로소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되찾습니다.

원작 소설 결말

소설은 훨씬 차갑고 현실적입니다.

주란은 마지막 순간 상은을 배신하고 남편 편에 서지만, 재호가 상은을 잔인하게 죽이려는 모습을 보자 충동적으로 남편을 찔러 살해합니다.

그러나 이후에도 주란은 상은에게 자신에게 유리한 진술을 강요하며 협박합니다. 상은은 보험금도 받지 못한 채 가난한 현실 속으로 돌아가고, 주란 역시 완전히 무너진 채 살아갑니다.

드라마가 여성의 연대를 강조했다면, 원작은 인간의 이기심과 계급의 벽을 더욱 냉혹하게 보여줍니다.

5. 리뷰를 마치며

느낀 점

원작 소설은 드라마보다 훨씬 서늘하고 씁쓸한 여운을 남깁니다.

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주란이 마지막 순간 상은을 배신하는 심리였습니다. 남편이 살인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가진 삶과 계급을 잃고 싶지 않았던 그녀의 심리는 인간이 얼마나 이기적인 존재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또한 아름다운 마당이라는 공간과 시체 냄새라는 후각적 공포를 대비시키며 인간의 외면과 내면의 불일치를 표현한 작가의 연출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김진영 작가의 다음 작품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

첫 장편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플롯과 서스펜스를 완성했다는 점에서 김진영 작가의 필력에 깊은 신뢰가 생겼습니다.영화과 출신답게 장면 하나하나가 머릿속에서 영상처럼 펼쳐지고, 인물들의 심리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힘도 뛰어났습니다.

특히 평범한 일상에 작은 균열 하나를 만들어 모든 것을 무너뜨리는 '일상 스릴러'라는 장르를 매우 세련되게 완성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다음 작품에서도 우리 사회의 숨겨진 불안과 인간 심리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낼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이제 김진영이라는 이름은 제게 '믿고 읽는 작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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